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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Bookcc)

​『위스퍼맨』 - 알렉스 노스 지음/공포스릴러소설/속삭이는살인자/흐름출판/어렸을때의경험이중요함을보여주는소설

by 토마토 레드 2022. 3. 4.

 

『위스퍼맨』은 문자 그대로 속삭이는 남자라는 뜻으로,

속삭여서 아이들을 꾀어내 유괴하는 연쇄살인범이다.

그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서 일어나는 사건들 속에서

가족간의 유대관계,

특히 부자의 애틋한 관계가 삼대에 걸쳐 그려내고 있다.

다 읽고 나니 보이지 않았던 표지가 보였다.

이상하게 생긴 성질이 있어보이는 집과

웃통을 뒤집어 얼굴을 덮은 아이의 모습.

위스퍼맨의 범행의 특징이다.

 
 

 

이 소설은 여러 주인공의 시점을 바꿔가면서

그들의 심리와 배후를 알 수 있게끔

유려한 문장으로 서술하고 있다.

또한 처음에는 각각의 에피소드로 출발하여

점차 교집합을 만들어가면서

하나의 접점으로 향해가는게 인상적이다.

약 500페이지가 넘는 소설책인데도 불구하고

책장을 넘길 수 밖에 없는 스릴과

고도로 집중하여 읽게 되는 매력이 있다.

 
 

 

아빠 톰과 아들 제이크는

엄마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피더뱅크'라는 마을로 이사가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이사갈 집은 아들 제이크가 고른 집으로,

성질있게 생긴 이상한 모양의 집으로 요새같다고 표현했다.

제이크는 어느 순간부터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여자아이와 얘기하고,

그림그리는 것을 좋아하는데 보통의 아이들의 그림하고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입체적이랄까, 차원의 문을 계속 겹쳐서 그린다.

그리고 보물꾸러미를 늘 들고 다녔는데

아빠 톰은 아들의 사생활을 보호해야한다며

궁금하지만 알려고 하지 않는다.

'피더뱅크'란 마을은 25년 전 위스퍼맨이라는 아동연쇄살인범이 날뛰는 동네였었다.

근데 두 부자가 이사한 후에 어린 아이가 납치된 후 살해되어 버려진 끔찍한 사건이 일어난다.

이 사건은 형사 피트의 눈길을 사는데

왜냐하면 그 25년 전 잡아넣은 위스퍼맨의 범죄 형태와 동일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납치사건이 일어나는데,

희생자가 바로 제이크였다.

아빠 톰과 아들 제이크,

톰과 형사 피트,

제이크를 납치한 '위스퍼맨'과

25년 전 '위스퍼맨'은

모두 부자 사이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계속 와닿았던 부분은

어린 시절 아빠에 대한 생각과 느꼈던 감정들,

아빠와 함께 했던 추억,

아들이어서 알 수 없었던 아빠의 마음과

아들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

아빠에게 사랑받지 못할까봐 어쩌지 못하는 아들의 심리 등

부자관계에서 오는 다양한 관점에서의 사랑이 느껴졌다.

위스퍼맨이 대를 이어서 활동하지만

후에 어렸을 적 기억으로 인해

어른이 되었지만 다시 어린 아이로 돌아가는

위스퍼맨을 보니

유년시절의 가정의 중요성과 교육이

참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았고,

보호를 받지 못해 생긴 상처들이

나이를 먹지만 관계회복을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더 알 수 있었다.

 
 

 

간단히 말하면,

형사 피트는 톰과 살 적에 알콜중독자여서

끊는 걸 어려워했고 그로인해 아들 톰과 사이가 좋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술을 끊었지만 매일 술을 먹고 싶어하는 유혹을 견더낸다.

그러면서 사소한 승리가 유일한 소득이라면서 기뻐하기도 한다.

후에 톰과 앙금을 풀면서도 다른 아빠의 모습을 보여준 모범이 되기도 한다.

아빠 톰은 아들 제이크를 겉으로는 그린 그림을 칭찬도 했지만

속으로는 그림도 이상하고 유령하고 얘기하니

제이크를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다.

제이크는 그런 아빠의 태도로 일정 거리를 유지하기도 했었지만,

표현은 잘안해도 아빠가 내 편이라는 느낌을 받으니

아빠에게 마음을 점점 열게 되는 모습도 보여진다.

나중엔 제이크가 납치되고 나서

제이크의 보물꾸러미를 보게 되는데

그때서야 비로소 오해였고

제이크의 행동들이 모두 다 이해가면서

먼저 자신의 아들을 이해하려고 하지 못한 자기를 탓하지만

제이크를 구하려고 돌진하는 아빠의 모습에

멋지다는 생각도 했다.

 
 

 

아이들은 어린 시절 부모에 대한 기억이 생각보다 깊게 박혀있고,

그것이 어른이 되어서도 많은 영향을 준다는 것이 내포되어 있다.

"증오했던 누군가가 새로운 누군가로 인식되려면

얼마나 세월이 흘러야 하고 얼마나 사람이 바뀌어야 할까?

피트는 이제 다른 누군가였다."

사람은 불변의 존재가 아니라 항상 변한다.

그때의 부모에 대한 기억도 사실 어린 시절의 내가 기억한 것이기에 다 알 수 없다.

'그때의 부모가 그랬으니 지금도 그럴 것이다'라는 생각을 자신도 모르게 하는 것 같다.

삶에서는 부모만이 아니라 내가 만났던 모든 인연들이

고정적이지 않고 변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더 나은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유도해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형사 피트도 아들 톰에게 떠나있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최선이 아니였고 함께 있는 것이 톰이나 피트 둘 모두에게

더 낫다는 것을 안다.

이렇게 인지했던 사실도 시대에 따라

시간에 따라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느꼈다.

2대 위스퍼맨도 알고 보면

아빠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범행 형태도 모방하고 나중에 감옥에 가서도

아빠를 힐끗힐끗 쳐다보는 모습도 보여준다.

하지만 다시 예전의 관계로 돌아가는 모습도 보아하니

다른 방법은 없을까하는 고민도 하게 된다.

 
 

아빠 톰은 아들 제이크에게 늘 말한다.

"심지어 우리가 말다툼할 때도 우린 여전히 서로를 많이 사랑해"

 

여러 번 등장하는 대사이다.

부모와 자식 간의 애틋하고 끈끈한,

헌신적인 사랑을 알 수 있었다.

 
 

 

소설의 요지는 가족 간의 믿음에서부터 시작되고

나아가 인간관계에서도 믿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런 사건을 경험한 톰이 막 마음을 터놓고 얘기한 캐런이 기자였다는 것

톰이 진작 아들 제이크를 믿었다면 납치사건은 막을 수 있었을 것

약점이라고 생각했던 아들의 그런 점들을 경찰에게 얘기하지 않았던 것

등을 미루어 보았을 때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지만

사람간의 관계성을 중요한 소설이 아니었을까하는 추측을 해본다.

납치사건을 소재로 하지만

정말 너무 재밌고 스릴 넘치는 소설이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는데

등장한 다른 경찰 얘기도 소설로 쓰여있다는데

꼭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