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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Bookcc)

『엄마의 크리스마스』- 쥬느비에브 브리삭 소설/에고로 인해 무기력해지고 철저히 배제된 또 다른 에고/에고를 버리지 않는다면 결코 조화나 결합을 하지 못한다

by 토마토 레드 2022. 1. 28.

 

 

책 『엄마의 크리스마스』는

엄마가 아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휴가의 과정에서 경험하는 어느 크리스마스의 풍경이다.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고 함께 보내며 또 떠나보내는 나흘간의 이야기 속에

인간 내면의 여러 복선이 담담하게 교차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엄마인 누크는 화려했던 화가의 경력을 내팽겨치고,

남편과 이혼한 후 아들과 단둘이 살며 도서관 사서로 근무하고 있다.

누크는 예술가였기에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 탈피하는 것에 흥미를 느끼고 흥미를 넘어 추구하려고 노력한다.

고정관념에도 고통스러워하고 때로는 자신이 어느 순간 고정관념에 빠져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놀라기도 한다.

 

비관적이고 우울해보이는 누크는 종종 칭얼대는 아들인 으제니오에게 신경질내기도 하지만

그녀는 아들과 함께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내기를 희망하는 보통의 엄마다.

 

고정관념이 보이는 곳

 

누구하나 초대하지도 않고 오롯이 아들과만 함께하는

어쩌면 너무도 평범한 크리스마스 저녁,

우연히 베프인 마르타의 초대로 아들 으제니오와 함께 그녀의 집으로 간다.

마르타는 친구의 아들인 으제니오를 배려하지 않는다.

으제니오를 엄마인 누크랑 떼어놓으려 하고, 베프인 누크에게 그다지 의미없는 잔소리만 늘어놓는다. 

나중에 누크는 혼자서 서럽게 울고 있는 아들 으제니오를 발견하기도 된다. 

 

그리고 그날 밤 마르타는 누크를 불러 자신의 아버지의 무덤에 동행시킨다. 

그곳에서 '아버지가 없었다면 절대로 불가능했을 결단을 내린 적이 수도 없이 많다'는 얘기를 한다.

또한 누크를 안아주면서 아들로 인해 제대로 살지 못하는 걸 보면서

개입해야겠다고 말한다.

 

다음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누크는 으제니오에게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그렇게 해안 쪽을 걸어가는데

으제니오가 전남편과 즐겁게 놀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크리스맛 다음날 아침,

마르타는 모두에게 좋은 해결책이라며 무언가를 계획했고

그것이 실현되어 있었다.

누크는 밤새 이방인이 되어 있었고,

자신의 삶이 친구 마르타에 의해

완전히 배제됐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엄마인 누크의 시점으로 서술되어 있다.

처음에는 엄마가 되어보지 못해서 엄마의 입장이나 생각을 완전히 이해할 순 없었고,

심지어 아들인 으제니오의 입장에서 과거의 내 모습을 생각해보며 누크의 부족한 면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줄거리를 되새길수록 강하게 느껴지는 어떤 아림이 있었다.

사물에 부딫쳐서 느끼는 통증 같은 것이 아닌 

명치 끝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먹먹하고 멀리 있지만 느낌만은 분명한,

토란국을 먹었을 때 입안에 남는 아리함 같은...

 

주인공 누크의 소극적인 저항과 베프 마르타의 에고의 개입

 

에고는 흔히 '자아'라는 말로 통칭된다.

인간의 일생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자아는 성장하면서 보고 느끼고 배우고 익히는 과정속에 스며드는 

'고정관념'이라는 색깔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색깔에 '고정관념'을 덧칠하고 사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고정관념,

여기서는 특히 남성중심의 사회구조가 만든 선입견이 어떻게 사회의 최소단위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소소하지만 확실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전체적인 서사에서

서로 다른 에고의 충돌은 결국 콘크리트화의 정도가 심한 쪽이 이기게 되고

다른 한쪽은 무기력해지고 철저히 배제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양자의 에고가 각자 자신의 에고를 버림으로써만 가능한 조화, 

그것이 과연 현재의 사회구조 속에 실현가능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정지한다. 

결국 다툼의 논리로 접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누크도 마르타도 으제니오도 다 피해자이기 때문에 

피해의 근원을 구조적으로 파악할 수밖에 없다.

 

보다 근원적으로는

'에고와 에고가 만나면 부조화가 일어나며

에고를 버린 자들이 만나야 조화가 된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굳이 여기서 장자를 소환하고 싶지는 않다.

그저 한 가정의 아릿한 아픔을 이해하는 작은 공감이 가장 절실할 뿐.

 

책 『엄마의 크리스마스』는 친구의 에고에 의해서 철저히 배제된 에고로 남은 주인공.

그녀의 그림자가 진하게 베어있는 소설이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군상들은 모두 에고에 가득찬 인물들이다.

물론 주인공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들은 아무도 자신을 내려놓지않고 살아간다.

 

어느 날 해변에서 느낀 주인공의 상심,

 

소설의 중간중간에 자주 등장하는 '고정관념'이란 술어.

고정관념이 벗어나 있는 것을 멋지다고 표현하지만

주인공 또한 고정관념에 살고 또 그것에 의해 고통을 받고...

이 이야기의 다음 장면은 어떤 것일까 하는 것이 궁금하다.

 

사르트르와 보봐르,

보봐르의 선택,

 

먼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에고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무언가 해야 할 것이 있다면 거기서부터...

나를 먼저 버리지 않는 이상

어떤 타인도 설득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신마저도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작가의 의도가 성공한 것일지도 모른다.

 

"마음이 가벼울 수 없는 소설이었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aver?bid=21378052

 

엄마의 크리스마스

《열림원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세 번째 책. 소설가이자 아동문학 작가인 쥬느비에브 브리삭의 소설로 1996년 페미나상 수상작이다.도시 전체가 휘황찬란해지는 크리스마스. 그 들뜬 분위기를

book.naver.com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고 진심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