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관계는 감정이다』는 혼자서도 충분히 감정을 표현하거나 조절하는 방법을 잘 설명된 책이다. 여타 비슷한 심리학이나 마음관련 종류의 책들은 혼자서 잘 풀어낼 수 있는 방법들이 잘 알려주지 않는 반면, 이 책은 하나하나 상황에 따라 일어나는 감정들을 차례대로 해소하는 방법을 잘 알려준다. 한번 시간이 많이 날 때 천천히 읽어보면서 내 안에 쌓여있던 묵은 감정들을 깨끗하게 비워내고 싶다. 작가가 심리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 노하우가 이 책에 잘 묻어나온다. 생소했던 부분은 상담치료는 편집-분열 자리에서 우울 자리로 넘어가도록 돕는 작업을 돕는다고 했는데 좀더 자세한 설명이 없어 아쉽다.
머리말에 놀랐던 얘기가 있다. 코로나로 인해 거리두기가 한창일 때 되려 상담을 받으려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었단 것이다. 물리적으로 거리를 두게 되자 인간관계로 생긴 마음의 어려움도 줄어들며 숨통이 트인 것 같다는 것도 함께 말이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잘 지내는 것처럼 보여도 생각보다 인간관계로 인해 힘들어한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는 관계가 힘들어지면 내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조절하기 힘들다. 여기선 '자신의 감정을 붙들 힘이 없다'라고 표현한다. 말을 잘 하여도 여전히 말 때문에 상처받고 힘들어한다는 것은 좋은 무기도 마음의 힘이 있어야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인간관계에서 나 자신을 지탱해 줄 해답을 '감정'에서 찾는다. 특히 화를 내는 감정에 주안을 둔다. 나 또한 누군가와 대화를 하면 자꾸 소통도 안되고 싸우자고 들거나 무조건적인 자기말만 강요하는 것이 싫어 그냥 말도 안하고 꾹 참고 있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폭발해서 소리내서 울거나 여태 내가 그 사람으로 인해 힘들었던 기억들이 다 떠오르면서 억울하고 화도 났던 적이 꽤 있다.
책에선 말한다.
화를 내는 것 자체는 잘못되지 않았다고.
화는 적절하게 낼 줄만 안다면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을 용기 있게 말할 수 있다.
그렇게 속마음을 말하기 힘들었나 싶다. 아마 그 속마음은 상대방과 정반대편의 생각이라 욕을 먹거나 적이 되는 게 싫었던 걸까. 꼭 그런 건 아니었지만 상처받기 싫어서 그저 내 마음을 표현하지 않았다고 생각이 든다.
감정을 조절하는 일은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고, 나아가 관계가 편안해진다. 관계가 어려운 이유는 자신 안에 해결되지 않은 진득한 감정들 때문이다. 작은 자극에도 흔들리는 자신 안의 진득한 감정들을 잘 헤아리고 보살핀다면 관계가 회복될 것이다.
책의 구성은 세 장으로 되어 있다. 각 장은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하고, 표현하는 것으로 이루어져있다. 1장에는 나를 돌보면서 관계를 돌보고 내안의 묵은 진득한 감정들을 풀어내고 누군가와 꼬였던 감정을 풀고 일어나는 감정을 바라보고 흘려보내고 등 감정을 이해하는 부분이 꼭 실천해보고 싶다. 2장은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다양한 화법과 상대를 이해할 수 있는 경청 등을 설명한다. 3장은 실제 관계에 있어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대화법을 알려준다.
세상에 100% 좋은 사람, 100% 나쁜 사람은 없다. 인간관계에 서툰 사람은 자신에게 조금만 위협적이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들게 하는 사람을 100% 나쁘게 보기 때문에 피하거나 공격한다. 이런 삶은 전쟁터와 같다. 그런 탓에 감정이 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격렬하다. 좋을 때는 모두가 천사 같고, 나쁠 때는 온 세상이 자신을 공격하는 것 같다.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하나로 통합할 수 있다면 요동치는 감정이 평온해지고 인간관계가 더 유연해진다.
우리는 억눌린 슬픔이 있다면 그 감정을 해소하려 애를 쓰다가 다른 사람에게 자신도 모르게 이해해주길 강요한다. 해결책은 다른 사람의 이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과 화해를 해야한다. 즉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터져 나오도록 허락하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날선 마음을 돌보는 방법은 감정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는 것이다. 첫째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 기록하기, 둘째 감정이 주는 신호를 놓치지 않기, 셋째 기대가 좌절되면서 느낀 점 기록하기이다. 있는 그대로의 욕구와 감정을 전달하면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비난해서 대화가 단절될 일도 없다.
"하지만 늘 기억해야 한다. 지금 나의 생각과 감정이 나를 살리는가, 죽이는가? 나를 무너지게 만들고, 나를 싫어하게 만들고, 또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을 떠나가게 만든다면 이 생가의 정체를 알아차리는 일에 에너지를 들일 가치가 충분하지 않을까?"
"부정적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다"
나에게도 나를 죽이는 잊고 싶지만 그럴수록 생생해지는 감정들이 있다. 물론 과거의 감정인데 현재에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아니면 그 이상으로 감정을 느낄 때도 있다. 이것은 정말 나를 죽이는 생각과 감정들이다. 이런 건 꽃혀있을 수밖에 없었지만 나와 나를 사랑하는 상대를 위해서 무조건 잊어야 하는 것들이다. 이런 조언을 예전에 들었는데 처음에 그게 잊는다고 잊어지나 했지만 그냥 그저 하란대로 나를 죽이는 감정이 일어나면 바로 지우고 일어나면 지우고하니 어느 순간 그 감정이 올라오지 않았다. 이 조언도 사실상 더 과거에 들었는데 실천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실천을 하게 된 이유는 내가 이런 부정적 감정에 휩싸여 있으니 어떤 말 어떤 주제를 얘기해도 계속 이 때의 감정으로 귀결되니 나는 단순히 내 감정을 알아주길 바랐던 것이지만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이 나의 부정적 감정으로 인해 힘들어하고 상처를 받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나는 절대적으로 내 주변 사람들, 특히 나에게 소중한 사람,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행복하길 바란다. 근데 행동은 정반대였던 것이다. 사람은 이렇게 성장하는 것 같다. 그때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이 책에서 보니 반갑기도 하고 내가 잘 행동한 게 맞구나하고 자존감도 올라가는 것 같다.
"화를 내기는 쉽다. 그러나 정확한 대상에게, 적절한 정도로, 적절한 때에, 정당한 이유를 갖고, 적합한 방식으로 화를 내는 것은 쉽지 않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어떤 감정이든 자신을 잘 조절하여 표현하고 싶다. 나의 감정을 잘 다스릴 수 있다면 감정을 더 이상 참거나 폭발할 필요가 없다. 마음껏 감정을 표현하는 내가 되기를 바란다.
이 책은 감정표현이 서툴거나 인간관계에 서툰 사람, 감정조절이 힘들거나 화를 잘 내는 것이 고민인 사람, 묵힌 감정들로 힘든 사람에게 충분한 도움이 될 것 같다. 꼭 읽어보길 추천드린다.
관계는 감정이다
“감정이 풀려야 관계도 풀린다!”참거나 욱하지 않고 상대방과 잘 지내는 법-어떻게 나와 상대방의 입장 차이를 이해할까?-어떻게 멀어진 인간관계를 회복할까?-어떻게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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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글입니다*